김영재 (Youngjae Kim)

'사랑'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7/02 나이 차이 (2)
  2. 2008/12/28 사랑의 힘이라

나이 차이

생각의 기록 l 2009/07/02 18:38

아침에, 어머니와 대화 중에.

"너희 아빠랑 7살 차이 나잖니.
결혼할 때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른다.

지금도 아빠 동창회 가면 부러워들 해.
난 뭐 어쨌거나 스스로가 나이드는건 드는거니까 싫다만...


그런데...

...

너희 아빠랑 같이 할 날이 그만큼 적다는 거잖아.

그래서 가끔은 슬픈거 있지...

너무 나이차이 나도 좋은건 아냐...

벌써... 얼마 안남았잖아..."

그리고는, 글썽이셨다.

밝은 아침인데...

...

그랬더랬다.

나의 부모님은, 연애하듯 사셨다.
남들이 '이상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나는 그런 것을 보면서, 이보단 더 재밋게 살아야지라고 생각했더랬다.

사랑이 건강해 보였다.
재미난 표현이지 않은가? 사랑이라는 눈에 안보이는 그 무언가가, 건강하게 보인다(見)는 것이다.

...

60세의 언저리에 계시는 두 분이, 지치지 않고 사랑하려면,
보통 좋아 미치지 않고서는 힘들지 않을까 싶다.

어머니는 사실 아버지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
다만, 아버지는 어머니한테 첫 눈에 반해서 미치신 듯 했다.


그것이 30년을 갔다...

원래 그렇단다.
여자는 긴가민가 할 뿐이고, 남자는 첫 눈에 반하는 본능이라는 게 있다고.

우리 젊은 사람들은, 몇 개월 연애하거나 몇 년 연애하고는 식상하다고도 하잖아...
그래서 유심히 관찰한 적도 있었다.

무엇이, 지치지 않고 반하게 하는가. 말이다.

나에겐 행운인 것이, 이런 관찰의 기회를 내 삶에서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나는 무엇을 알아냈을까?
아직 딱히 알아낸 것은 없다...

세상에, 인연이란 것이 있을까. 그리고, 운명이 있을까.

내가 그런 것을 믿어야 할까...?

아직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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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lyph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아.. 괜시리 제가 다 먹먹해지네요..

    2009/07/22 15:35
    • BlogIcon 김영재  댓글주소  수정/삭제

      좋은 집, 좋은 옷, 골프치러 다니는 여자가 아닌 '사랑받는 여자'가 행복한 여자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야...

      2009/07/22 16:09


나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어느 친분있는 사람의 프로포즈에 참여했었다. 초대받은 것이다.
둘은 CC인데(campus든 company든 둘 다 말이 된다) 수년동안 연애를 한 커플이었다.
내가 이 둘을 알게 된 것은 얼마 안되었다.

...

본문과 별로 관련없는 사진입니다


그 둘을 포함하여 총 8명이 함께해준 그들의 프로포즈는 사뭇 감동적이었는데,
우리가 흔히 예상하는 '즐거움'이나 8명이라는 인원에 비례할만한 '파티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어쩌면 조촐함에 가깝다. 노트북의 슬라이드, 편지, 반지. 뻔할 듯한 이 구성만 보면 여느 프로포즈와 같다.

하지만, 감동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라면, 아마도 사랑의 힘이 뭔지를 느끼게 해줘서 그런 것도 같다.
사랑의 힘이라...다분히 추상적인 이야기인데, 그 질량에 비해 우리가 중요성을 잊고 사는게 아닐까 싶다.

내가 이 2살 위의 남자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여러가지 배경이나 가장 중요한 '건강'까지 좋지 않다.
그렇다. 그럭저럭 약한 수준이 아니라 큰 수술을 겪었고, '이론상' 미래에 더 안좋을 것이 예정되어 있단다.

프로포즈 때 편지를 읽는데 "내가 너보다 더 빨리 세상을 떠날지도 몰라" 라고까지 말했으니 말 다했지...

둘은 이 것을 유머로 잘 넘기고 있는데, 긍정의 힘이 결국엔 많은 부분을 보상해주리라 믿는다.
어쩌면 건강 그 자체도 말이다.

그 자리에는 없었지만, 또 한 편에서 빛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바로 여자쪽의 부모님이다.

여자쪽의 부모님은 훌륭한 분이라 생각된다.
남자가 인사드리러 가겠다는 말에 "Anytime OK" 라고 하셨다고하니 호쾌함이 뭍어난다.

개인적으로는, 20살 넘어서는 부모가 자식에게 욕심안내야 된다고 생각하는지라 나는 당연하게도 생각할 수 있지만,
여느 '한국의 딸들'을 생각하면 그 분들은 마음을 잘 닦은 분들이라고 여겨진다.

...

내가 이 남자와 나눈 대화는 지금까지 다 합쳐도 30문장이 채 안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왜 이 남자가 위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그 여자가 이 남자의 A,B,C,D의 부족함에도 삶을 선택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이 남자의 가장 좋은 점이라면 열린 자세를 꼽을 수 있겠다.
전혀 다른 분야인 나에게 이야기를 듣고자 했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자 애쓰는 모습이
내가 그동안 느꼈던 위대한 사람들과 같았다.

이 둘은 위대해질 것이다.
주어진 둘의 시간을 더 알차게 쓰고자 할 것이고 가지고 있는 철학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무언가를 느꼈다.

오랫만에 느끼는 기분이다.

존경하는 두 사람의 미래를 이 작은 글로나마 축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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