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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목걸이

생각의 기록 l 2009/11/05 17:34

"아빠가 나 진주목걸이 사줬다~! 백화점 대려가서 사줬다~!"
어머니와의 월요일 통화는, 아이같이 들뜬 음성으로 시작되었다.

진주목걸이 (출처:wisia.com)



문득 하루 전인 일요일 아침에 부스스 일어나 교회가는데
식사하시는 부모님의 대화가 엿들렸다. (엿들은게 아니여...)

"나 자기 선물사줄라고."
"왜?"
"그냥."
"...몬대~?"
"곧 알게 되."

...

중년기를 지난 부부가 '조용'할 때는 크게 둘 중 하나란다.
은은하거나 무미건조하거나.

대략적으로, 95%는 무미건조하고 5%는 은은한 것이란다.
그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은은한 관계는 언제든지 뜨거워질 수 있지만,
무미건조한 관계는 걍 계속 그럴 뿐이라고.

진주목걸이라는 것은, '애정을 채우는 물약'같은 목적성있는 역할같은건 아닐지도...
다만 그렇게 '그냥' 선물주는 결혼 30년차의 64세 아버지는, 곰곰히 생각하면 본받아야 할 점이다.

가타부타 이리저리 그 일에 대해 분석할 것 없이,
결론적으로 두 분 다 그 일로 즐겁고 행복하면 좋은 거니까...

아직도 풀리지 않는 궁금함이라면,
전날 밤엔 어머니 품위유지비(?)가 많이 든다고 어머니 주무시러 간 후에 
나와 매화수 한잔 기울이며 푸념반 잔소리반 하시더니
바로 그 다음 날 아침에는 문득 왜 그러셨을까.

그것만은 아직도 미스테리다.
나도 마누라랑 같이 살다보면 이해할 때가 오겠지.

그래서 내린 결론이라면 마누라는 예뻐야 한다.

...

누구나 -특히 남자는- 연애할 땐 '그냥' 선물을 주는 것도 꽤 될 것이다.
굳이 이벤트니 기념이니 할 것 없이, 그냥.
그걸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할 듯 하다.

그렇게...

'그냥...'

절대로 수학적으로 증명이 안되고,
관찰자 입장에서 아무리 봐도 예측할 수도 없고,
인과관계를 생각할 수록 더 알 수 없는.

그런 미스테리.

...

추가로...
나는 아버지가 '정치'를 못하신다고 생각했는데,
(적어도 어머니에 대해서 만큼은) 어째 투박하고 서툴지만 뭔가를 할 줄 아시는 것 같다.
진정한 허허실실같은 고단수인가...성룡의 취권같은?

흐음...그랬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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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경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버님 멋지시다~
    아들은, 아버지를 많이 닮는다는데, 영재씨도 멋진 남편이 될 것 같은데~?^-^

    2009/11/1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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