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Youngjae Kim)


나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어느 친분있는 사람의 프로포즈에 참여했었다. 초대받은 것이다.
둘은 CC인데(campus든 company든 둘 다 말이 된다) 수년동안 연애를 한 커플이었다.
내가 이 둘을 알게 된 것은 얼마 안되었다.

...

본문과 별로 관련없는 사진입니다


그 둘을 포함하여 총 8명이 함께해준 그들의 프로포즈는 사뭇 감동적이었는데,
우리가 흔히 예상하는 '즐거움'이나 8명이라는 인원에 비례할만한 '파티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어쩌면 조촐함에 가깝다. 노트북의 슬라이드, 편지, 반지. 뻔할 듯한 이 구성만 보면 여느 프로포즈와 같다.

하지만, 감동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라면, 아마도 사랑의 힘이 뭔지를 느끼게 해줘서 그런 것도 같다.
사랑의 힘이라...다분히 추상적인 이야기인데, 그 질량에 비해 우리가 중요성을 잊고 사는게 아닐까 싶다.

내가 이 2살 위의 남자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여러가지 배경이나 가장 중요한 '건강'까지 좋지 않다.
그렇다. 그럭저럭 약한 수준이 아니라 큰 수술을 겪었고, '이론상' 미래에 더 안좋을 것이 예정되어 있단다.

프로포즈 때 편지를 읽는데 "내가 너보다 더 빨리 세상을 떠날지도 몰라" 라고까지 말했으니 말 다했지...

둘은 이 것을 유머로 잘 넘기고 있는데, 긍정의 힘이 결국엔 많은 부분을 보상해주리라 믿는다.
어쩌면 건강 그 자체도 말이다.

그 자리에는 없었지만, 또 한 편에서 빛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바로 여자쪽의 부모님이다.

여자쪽의 부모님은 훌륭한 분이라 생각된다.
남자가 인사드리러 가겠다는 말에 "Anytime OK" 라고 하셨다고하니 호쾌함이 뭍어난다.

개인적으로는, 20살 넘어서는 부모가 자식에게 욕심안내야 된다고 생각하는지라 나는 당연하게도 생각할 수 있지만,
여느 '한국의 딸들'을 생각하면 그 분들은 마음을 잘 닦은 분들이라고 여겨진다.

...

내가 이 남자와 나눈 대화는 지금까지 다 합쳐도 30문장이 채 안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왜 이 남자가 위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그 여자가 이 남자의 A,B,C,D의 부족함에도 삶을 선택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이 남자의 가장 좋은 점이라면 열린 자세를 꼽을 수 있겠다.
전혀 다른 분야인 나에게 이야기를 듣고자 했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자 애쓰는 모습이
내가 그동안 느꼈던 위대한 사람들과 같았다.

이 둘은 위대해질 것이다.
주어진 둘의 시간을 더 알차게 쓰고자 할 것이고 가지고 있는 철학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무언가를 느꼈다.

오랫만에 느끼는 기분이다.

존경하는 두 사람의 미래를 이 작은 글로나마 축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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