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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에 2004.07.23 00:53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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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퍽이나 부족하다만....
아직도 난 대학교 때 아름아름 뿌린 것들로 쏠쏠한 기쁨(?)을 누리며 살고 있다.

사람들이 나를 찾고, 전화를 주는 것에 나는 너무나 큰 기쁨을 느낀다. 어떤 사람은 도움이 필요하고, 어떤 사람은 내 안부가 궁금하고 등등...

대학교 때, 난 멍청한 시간이 많았다. 그중 최고는 이동시간-_-;
2학년 때까진 버스...3학년부터는 자가용...
버스에서는 주로 잤다.
그러나 차를 끌고 다니면서는 음악을 들으며 고속도로를 약 20분가량 달렸는데, 그 시간은 상당히 아까웠다.

....

그래서 생각한 것이 그 때마다 전화를 하는 것이었다.
핸드폰의 전화번호부에서 가나다순으로 차근차근 넘겨가며 전화를 하는 것...보통 한번의 운전에 많게는 8명정도, 적게는 1~3명정도의 전화를 하였다.

마치 영업사원스러웠지만, 그것은 굉장히 재미난 일이었다.

상대방은 흔히 놀라곤 했다.
대부분 의외의 사람에게 전화가 오면 뭔가 부탁할 것이 있어서 한 것일텐데, 정말 "잘 사는지"만 궁금해서 전화를 했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상당한 정신적 충격-_-을 안겨다 주었다.

...

처음엔 엄청난 고민을 했다. 한동안 연락도 안했는데 어떻게 뻘쭘하게 전화해서 잘 사는지를 묻냐...그런데 막상 하면, 그것은 굉장히 신나고 즐거운 일이다.

물론, 난 당시 상당한 두께의 안면근육을 지녔기에 가능한 것도 있겠다. 나의 능청스러운 웃음과 빠른 템포의 수다는 어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손쉽게 야들야들하게 만들었다.

여하간에 내 주소록은 당시는 400여명의 사람들이 적혀있었는데, 초딩 동창을 비롯해서 회사에서 한번만이라도 명함을 교환한 사람까지 전화를 했다.

그것은 보통 1달이면 한 싸이클을 돌았다. 즉, 한달에 한번씩은 전화번호의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한번씩 안부전화를 하게 되었다.

...

시간이 흐르고 흘러 1년여 지날 즈음, 4학년의 마지막 즈음엔 나에게 오는 전화는 정말이지 정신없을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뿌린데로 거둔 것이다.

싸이월드 1촌 건너 1촌이 있는 것처럼, 건너서 알게 되는 새로운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게 되었다. 한창동안 여기저기 불러다니며 새 사람을 만나고 악수하고를 했었다. 물론, 그를 통해서 여러가지도 부수적으로 얻었다.

...

안타까운 점은, 이를 계속했다면 지금은 그 때보다 엄청나겠지만, 연구소에서 조용히 좀 살자는 생각을 하고부터,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고속도로 운전을 할 일이 없어졌을 때부터는 사그라들었다. 이제 주소록에 사람이 550명을 훌쩍 넘었지만, 그런 일을 잘 못하고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인연이란 생각보다 질겨서 간혹 나에게 전화오는 사람들이 있으며, 요즘엔 이럴 때마다 난 매우 신중하게 대하고 있다. 그들마저 없으면 안되기에...

...

남들은 대학교 4~5년동안 회사 한두개 경험하기도 힘들 때 10개가 넘는 회사를 찝쩍대었다는 점은 그만큼의 철판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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